요즈음 제가 경제학 책들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보지는 못하고 있고, 이 책도 한 달여에 걸쳐 봤지만, 읽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최근에 본 것이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비롯, 경제학 콘서트, 괴짜 경제학이 있었는데, 모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에 읽은 장하준 교수가 쓴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경제학 사상을 뒤엎는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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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라는 경제학 사상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계시나요?

흔히들 우리나라 기업과 언론이나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경제에서의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신자유주의'에 입각한다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요즘 득세하는 주류 경제학 사상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면 그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것이 무엇을 이야기할까요? 낮은 규제와 세금 등을 포함한 작은 정부와 이를 통한 시장의 기능 확대, 시장 개방 등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합니다. 그의 주장들을 읽고 나면 과연 신자유주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신자유주의는 우리도 충분히 겪었습니다. 97년의 외환위기때 구제금융을 제공한 IMF에 의해서 국영기업 민영화, 부실기업 구조조정, 금융시장 개방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체질이 보다 강건해지긴 했습니다만, 대량의 청년 실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양산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외환은행 헐값 매각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많은 실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비단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키우지 못하여 그리 된 것 뿐일까요? 물론 고액 연봉자들도 있고, 정규직 근로자들이 그들보다 역량이 우수해 그런 위치에 있겠지만,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정된 수입을 가질 수 있는 직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 안전망이 없는 상태에서는 후일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장하준 교수가 책의 반 이상을 할애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그의 전작의 제목으로도 쓰였던 '사다리 걷어차기'입니다. 즉,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바로 그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영국은 면직물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과거 저지대(네덜란드 등)의 뛰어난 제품을 수입하지 못하게 했고, 자국의 원료를 수출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독일은 당시 선진 공업국이었던 영국의 상표를 도용/위조하였고, 미국은 저작권이나 특허를 인정하지 않았었습니다.

반대로 영국이 면직물에서 경쟁력을 가진 후에는 시장을 개방하고 다른 나라에도 개방을 요구했습니다. 지금은 미국이 그러고 있지요. 미국은 금융시장 개방과 저작권과 특허 기간 연장을 다른나라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FTA 체결 시 이 내용이 포함시켰습니다.

전통적으로 경제학에서는 리카르도가 주장했던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완전 자유 무역이 누구에나 이롭다고 주장합니다. '비교우위론'은 장하준 교수 역시 훌륭한 이론이라고 말합니다. '비교우위론'은 간단히 말해 자기 나라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모두 이득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1960년대에 우리가 잘하던 봉제업 등에 집중했다면 지금도 많은 근로자들은 인형을 꿰메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독재 정권은 신자유주의자들이 그토록 반대하는 정책을 사용했었지요.
비교우위론의 또 다른 문제는 노동 유연성입니다. 자본은 상대적으로 노동보다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기 쉽습니다만, 노동력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업 구조가 바뀌게 되면 수 많은 실업자를 양산하게 됩니다. 후진국은 이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 문제를 일으킬 요소가 많습니다.

이 책은 정책 당국자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대기업 경영자들은 물론 신자유주의를 좋아하겠지요. 경쟁력이 있으니까요. 미국은 많은 산업에서 자신들의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가지므로 완전 시장 개방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벌목과 같은 것으로 돈을 벌던 노키아가 17년이나 전자 부문에서 적자를 내면서까지 지금의 핸드폰 왕국 노키아를 만들고, 설탕을 수입해 팔던 삼성(제일제당)이 불모지에서 전자회사를 세워 조악한 전자제품이나 만들며 연명하다 매년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키워낸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이 책을 '경제학 콘서트'와 함께 보기를 추천합니다. 경제학 콘서트는 경제학에 대한 좋은 입문서입니다. 그 책을 보면 신자유주의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신자유주의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닐 것이나 강자의 입장에서 논리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 비교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입니다.

이 두가지 입장에 대한 비교적 중립적인 시각을 '경제학 카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경제학 콘서트가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사고 방식을 이해시킨다면, 경제학 카페는 경제학 개론서와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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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1 09:47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경제학 콘서트를 먼저보고 나쁜 사마리안인들을 봤습니다. 사실 경제학 콘서트에서 가정하고있는 많은 조건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그런 조건에서 기존 선진국들이 성장했다"라는 식의 이갸기가 많이 나오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내용이 좀 더 잘 이해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언급하신 경제학 카페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

트랙백도 하나 보냅니다 ~_~
풀리비
2007.11.21 12:41 신고 수정/삭제
바로 답변 주셨군요. 레인(라인?)님의 글을 보고 반가워서 바로 댓글을 달았드랬죠.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으면서 어떤 책에서 분명 경제학의 정사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지적했던 것을 읽은 기억이 났는데 그 책이 무엇있던 것일까 내내 궁금했었는데, 님 덕분에 알겠네요..
유시민 의원은 전에는 그저 개혁적 성향의 정치인이구나 하고 별 관심 없었는데, 경제학 카페를 보고 나서는 호감도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 경제를 보는 관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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