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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봄직한 이름이 바로 마키아벨리이고 그가 쓴 군주론은 저자의 이름 만큼이나 유명합니다. 군주론이란 책은 이름 그대로 '군주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논하는 책입니다. 양은 많지 않지만, 당시 시대상을 알고 있지 못하면 그가 말하는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군주론 번역 책에는 수 많은 주석들이 달려 있습니다.
원래 이 책은 그가 군주로 섬기던 로렌초 디 피에르 데 메디치라는 피렌체 군주에게 헌정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사실 그가 읽지는 못한 것 같다고 합니다. 즉, 그가 후세에 남기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의 정세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흔히 군주론이라고 하면 왕 혹은 그에 준하는 어떠한 지배자가 그 권세를 지속시키거나 확장하기 위해 억압과 폭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고, 이 책을 집필한 마키아벨리는 냉혹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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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군주론 번역본

실제로 그러한 내용이 있지만 그것이 다는 아닙니다. 마키아벨리가 기본적으로 성악설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인간과 그 인간들이 이루고 있는 국가들 간의 관계에서 자신의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 책에서 억압과 폭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마키아벨리는 책 서두의 '드리는 말' - 그의 군주에게 바치는 헌정사 - 에 자신의 논리를 전개함에 있어 수사적인 어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논리에 대한 자신의 해명이나 도덕적 판단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당시의 여러 군주들 사이에서 신뢰를 얻고 있었던 마키아벨리에게 측은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요. 이 책은 아주 냉정하게 집필되었으며 오백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도 일부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 책에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이름이 있는데, 바로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아들인 '체사레 보르지아' 입니다. (알렉산데르 6세와 창녀와의 사이에서 난 자식이라지요.) 그만큼 그의 행적이 마키아벨리에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유일한 실수로 알렉산데르 6세의 후임으로 율리우스 2세가 교황으로 선출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새로운 교황때문에 그는 몰락하고 말지요.

이 책을 기억나는/인상깊은 주장들을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변의 약소국을 함부로 침략하지 말고 강대국에게는 두려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주변의 약소국들이 등을 돌리고 다른 강대국에 붙으면 이겨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주변 약소국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자만에 빠져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비열한 모습을 경계하는 우리의 일반적인 도덕적 관점과 유사한 면도 있습니다.
사랑을 받는 군주보다 두려움을 받는 군주가 낫다: 주석에서 이 논리를 두고 마키아벨리가 군중심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백성은 그들이 사랑을 하는 군주라 할지라도, 그들의 이익과 관련하여 배신을 할 수 있지만, 군주를 두려워한다면 함부로 배신할 수 없다고 합니다.
평민에게는 너그럽게 대하여 신뢰를 얻고 귀족들은 끊임없이 견제를 해야 한다: 백성의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는 군주에게는 세력이 있는 귀족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배반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귀족들의 세력이 커지면 군주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에 견제를 해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들 외에도 다른 나라를 정복하든, 새로이 나라를 세우든, 선왕의 뒤를 잇든 새로이 왕이된 자가 해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들도 논하고 있습니다. 또, 역사를 통해 본받아야 할 왕들도 돌아보고 있고, 당시의 정세에 대한 분석도 있습니다. 당시 이탈리아의 국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용병' 제도에 대한 통렬한 비판도 있지요.

책의 마지막을 보면, 그의 조국인 이탈리아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있습니다. 여기서 그의 논리가 다시 한 번 정리되고 있지요. 강력한 군주가 나타나 분열된 조국을 하나로 만들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이탈리아에 엄청난 시련이 닥쳐야 한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역사의 몇 사례를 통해 이미 말한 바 있지만,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언급한 것이겠지요.

아무튼 견문을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일상에서야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정략적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사고를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군주론에서 주장하는 바를 인터넷에서 찾기는 쉬울 것이나, 더 깊은 이해를 위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워낙 오래 전에 쓰였고, 유명한 책이라서 매우 다양한 번역본이 있습니다.

사족1: 당시 이탈리아는 여러 국가(도시 국가, 군주국, 교황, 공화국 등)으로 나뉘어 있고, 독일(혹은 신성 로마 제국), 프랑스, 스페인 등의 열강들에 시달림을 받고 있었습니다. 매우 정세가 복잡하고 역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족2: 체사레 보르지아는 냉혹한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백성들을 폭압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창세기전 외전 - 서풍의 광시곡의 등장 인물들이 군주론에서 많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의 주적이 아마 체사레 보르지아였던 것 같습니다. 교황과 주인공의 연인이었던 메르세데스 간에 안좋은 관계가 있고 등등.. 그 게임이 다시 기억나는군요. 스토리는 정말 좋았는데..

사족3: 이 책을 읽다 보면 중국과 그 주변 나라들의 역사적 관계가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ㅎㅎ 우리나라 군주들이 바로 이 책을 읽었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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